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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에타, 고양이 책임 지기는 싫고 도덕적 우월감은 느끼고 싶은 대학생 대참사

by 싸이버 리어카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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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균관대 에브리타임 고양이 구조 요청글 게시

이 친구 수의사한테 데리고 가야하는 거 아니에요?? ㅠㅠㅠ

성균관대 서울캠 에브리타임에 고양이 구조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숨소리도 거칠고 곧 죽을 듯이 헐떡거리고 있어서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 데려가야 하는 건지 조언을 구하는 글이었습니다.

구조가 필요한 고양이 사진

2. 고양이 구조 글에 대한 성균관대 학생들의 의견

죽어가는 고양이에 대해 성균관대의 다른 학생들은 어떤 반응이었을지 알아볼까요? 따봉을 20개 이상으로 많이 받은 댓글들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죽게 내버려두고 어디 신고나 하셈

익명 1: 죽게 내버려 두고 어디 신고나 하셈, 보낼 건 보내줘야지.. 불쌍한 건 다른 얘기고

익명 9: 매정하긴.. 저런 애들 하나하나 어찌 다 케어함? 델꼬 키울 것도 아니면 냅둬야지

자연의 섭리

익명 5: 자연의 섭리

익명 6: 다들 바퀴벌레는 죽이면서

익명 7: 길냥인데 뭐 어떰

익명 8: 키울 거면 데려가고 아님 말아라

가장 많은 따봉을 받은 익명10의 댓글

여기서 가장 많은 따봉을 받은 익명 10의 댓글은 무려 160개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 뒤의 익명 11도 82개의 공감을 받으면서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생각되는데요. 그 내용을 살펴보죠.

 

익명 10: 그렇게 걱정되면 직접 데려가세요!!! 누가 해줬으면 좋겠는데요??

익명 11: 본인 지갑은 열기 싫다는 심보. 공짜로 내가 이렇게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위안을 얻고 싶다는 심보.

 

이 두 가지 댓글이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가 금전적인 지출을 하거나 자기 시간을 사용하는 등의 책임은 지기 싫지만 자신의 관심으로 한 생명을 구했다는 도덕적인 우월감은 느끼고 싶어서 저런 글을 작성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고양이 생명이 위중해 보이면 직접 데려가서 구하라고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글쓴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질문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에 익명 10은 직접 데려가라는 해결책을 줬습니다. 어쩌면 익명10은 글쓴이가 원했던 답은 아니지만 묻는 답에 가장 부합하는 댓글을 달아준 사람 같네요.

 

글쓴이의 문제점에 대해 짚어줘 높은 따봉을 받은 익명12

익명 12: 고양이 키우는 사람인데 문제가 있는 건 맞을 겁니다. 병원비도 못 내겠고 현실적으로 데리고 갈 수도 없으면 안타깝지만 지나치시는 거죠. 개인적으로 '저는 도울 수 없으니 누군가는 도와주세요!' 하는 느낌이라 그렇게 글이 좋아 보이진 않네요....

익명 13: 걱정되면 본인이 데려가서 키우세요... 치료해주고 길가에 방치했다가 인근에 피해 주는 건 괜찮고요?

 

마찬가지로 높은 따봉을 받은 익명 12가 글쓴이에게 이 글이 가진 문제를 아주 정중하게 답변해준 거 같습니다. 저는 도울 수 없으니 누군가는 돕겠지라는 생각을 사람들이 읽고 아니꼽다고 느끼다 보니,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댓글들이 계속 달리고 있다는 걸 글쓴이가 알아줬으면 한 거 같네요. 굉장히 친절하신 분 같습니다. 

님이 보내면 되잖아요

익명 18: 님이 보내면 되잖아요

익명 24: '해줘'

 

하지만 이러한 댓글들의 여론에 반박하는 댓글들도 뒤이어 달리게 되는데요. 사실 글쓴이가 나쁜 마음을 먹고 쓴 글도 아니고 너무 매도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옹호 댓글들도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옹호 댓글

익명 27: 왜 댓글이 다 꼬인 것 같지.. 그냥 당황하신 것 같은데.. 한 번 병원 전화해서 증상 말씀드려보고 어캐하면 좋겠는지 물어보세요

익명 31: 왜 전혀 안 꼬인 거 같지.. 그냥 바른말인 거 같은데..

 

익명 27이 구조 요청을 한 글쓴이를 옹호하는 댓글을 달아주자 익명 31이 위 댓글들이 다 옳은 말이라고 반박하는 글이 달리네요. 익명 27의 댓글이 좋아요 30개를 받은 걸 보면 상당히 이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여론은 익명 31에게 81개의 좋아요를 눌러주면서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님이 돈낼거아니면 냅둬야죠 뭐

익명 30: 저런 동물들 병원비 수백은 금방이던데 님이 돈 낼 거 아니면 냅둬야죠 뭐

에브리타임 댓글 의견

익명 35: 저런 마음 가지는 건 당연한 거임. 근데 사람들이 욕하는 건 다른 사람한테도 그 마음 가지길 강요하는 거보고 욕하는 거고, 본인이 할 생각은 없으면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다른 사람이 해주길 바라는 거 보고 모순이라고 하는 거고.

 

익명 35가 좀 더 심리적으로 분석해서 댓글을 달아주었습니다. 글쓴이가 고양이를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거라고 말해주면서도 그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한 것으로 인해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고 이야기하네요. 특히 본인이 할 생각은 없어 보이는 것에 모순적이라고 사람들이 느꼈다고 주장하며 심리적으로 글쓴이에게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이유를 분석해줬습니다. 사람들이 모순을 느꼈다고 짚어준 건 인상적이네요.

 

에브리타임 다른 댓글들

글쓴이도 이렇게 여론이 안 좋은 것을 다 알고 있을 텐데요. 글쓴이는 이러한 반응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시죠.

글쓴이 드디어 등장

글쓴이: ㅋㅋㅋㅋ 세상에는 진짜 꼬인 불쌍한 사람들이 많구나... 같이 모금을 하든지 증상에 대해 설명을 해주든지 뭔가 같이 해결하길 바랬는데 역시 에타는 에타군요..ㅎㅎ

익명 11: 좋아요 2~30 정도면 모를까 160 찍었으면 역시 에타가 아니라 충분히 보편적 사고로 보이는데 ㅋㅋㅋㅋㅋ

 

글쓴이는 자기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자기는 옳고 다른 사람들은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네요. 아무래도 앞서 익명 11, 익명 12, 익명 35가 자신의 숨겨진 의도까지 모두 밝혀버린 상황에서 도덕적 우월감만큼은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 데려가라는 말은 무시하는거예요?

삼국지에서 조조는 원정 전쟁 중에 전황이 점점 불리해지자 조조 군은 '군사를 물려서 한중을 포기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날 저녁 식사는 닭고깃국이었다. 조조는 사발에 담긴 닭갈비(계륵)를 보다가 현 상황을 떠올리며 한탄했습니다. 이때하후돈이 조조에게 찾아와서 암구호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는데, 조조는 무심코 '계륵으로 해라."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조조가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계륵이라는 단어에는 조조의 망설임과 욕심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하후돈은 조조의 상황을 모른 채 병사들에게 암구호를 그대로 계륵이라 전했습니다. 그런데 모사 양수가 이를 전해 듣고는 조조가 원정을 집어치우고 돌아갈 생각임을 간파해, 하후돈에게 철수할 때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짐을 싸 두라 명령하라고 하우돈에게 권했습니다. 조조는 자신의 보고체계를 무시하고 멋대로 움직이는 양수에게 괘씸함과 분노를 느껴 양수를 '군의 사기를 동요시킨 죄'로 처형했습니다.

글쓴이 재등장하지만 소용 없음

조조는 자신조차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의도를 양수가 짚어내자 두려움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에브리타임에 글쓴이도 댓글에서 자신조차 몰랐던 숨겨진 의도를 낱낱이 밝혀내자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죠. 책임은 지기 싫고 도덕적 우월성은 갖고 싶었다는 걸 인정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결국 에브리타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맙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는 사람들과 싸우자고 글을 올린 건 분명 아닙니다. 도움을 줄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던 건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올려둔 글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책임은 지고 싶지 않고 봉사했다는 기분만 내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었습니다. 그럴 때 글쓴이는 조금 더 고양이를 구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거나 자신의 의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길거리에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맘들도 책임은 지기 싫지만 고양이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도덕적인 만족감만을 얻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캣맘들은 생명을 살린다고 하겠지만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사는 고양이 숫자만을 늘리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할 행동은 자제하는 게 올바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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